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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성
한국/새벽 하늘의 신
28년(3240세)
女|168cm|50kg
[기록 불가]
빛 ■■■□□
하늘 ■■■□□
불 □□□□□
바람 □□□□□
어둠 □□□□□
땅 □□□□□
물 ■■□□□
독 □□□□□
"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 알고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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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外觀]
(추가사항 없음.)
[성격性格]
“말해보세요. 듣고 있어요.”
[ 차분한 / 말수가 적은 / 나긋나긋한 ]
계명성 주변의 공기는 항상 고요하게 가라앉아 있다. 계명성은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목소리를 높인 적이 드물고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말을 많이 할 기회가 왔을 때, 그리고 그걸 반드시 자신이 해야만 할 때에는 말을 많이 하지만 그러고 난 뒤에는 항상 기침을 한다. 목이 아프다는 신호였고 자신은 조금만 말을 해도 아프니 이런 건 시키지 말라는 무언의 어필이었다. 계명성은 차분하고 나긋한 어조로 말한다. 차분한 태도로 가만가만 고개를 끄덕이고 들어주는 계명성 앞에서 화가 난 사람은 화를 가라앉히기도 하고 혼자 털어놓으며 고민을 정리하는 이들도 있다. 말수가 적은 데다가 행동도 크지 않은 계명성의 속내는 쉽게 읽을 수 없다. 차라리 속내 읽는 걸 시도하는 것보다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게 훨씬 시간을 절약할 길일 것이다. 계명성은 침묵할 때가 많다. 질문을 하고 나면 한동안 생각하느라 대답이 늦어지기도 하는데 성격이 급한 사람이라면 그 사실에 답답함을 느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계명성의 천성인지라 쉽게 고치기는 힘들 듯 하다. 차라리 질문을 하고 잠시 다른 생각을 하거나 계명성을 관찰하거나 다른 이들을 둘러보는 게 훨씬 이득일 지도 모른다.
“웃지 않다고 즐겁지 않은 건 아니랍니다.”
[ 사색적인 / 표정 없는 ]
계명성은 말하지 않는 대부분의 시간을 생각하며 보낸다. 한 가지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 깊게 생각하는 것도 즐기고 얕은 생각들을 늘어놓고 하나씩 고르는 것도 즐긴다. 하지만 그 모든 즐거움은 얼굴에 떠오르지 않는다. 계명성을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미미한 변화이다. 얼굴을 반쯤 가린 베일이 계명성의 감정을 읽는 걸 더 어렵게 만든다. 표정이 없어서 웃는 얼굴도 쉽게 볼 수 없다. 웃지 않고 빤히 사람을 쳐다보는 게 습관이고 가끔 대화 도중 생각에 잠길 때에는 베일을 만지작거린다. 표정이 없다고 해서 감정이 없는 건 아니다. 계명성도 느껴야 하는 건 모두 느끼지만 신이고 오랜 시간 살아온 탓에 무던해졌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살아온 시간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감정의 모난 곳들을 깎아내 최대한 둥글게 만드는 게 중요했다. 계명성은 대신 표정을 없앴다. 감정도 돌처럼 단단하게 굳었다. 그렇다고 감정이 변화하지 않는 건 절대 아니었다. 계명성은 인간을 사랑하고 그들을 지켜보는 데에 흥미가 있다. 인간과 이야기할 때의 계명성은 신과 얘기할 때보다 감정 변화가 좀 더 눈에 띈다. 그 역시 유심히 살펴야 하겠지만 불어오는 바람에 흘러가는 구름처럼 변화하는 계명성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도 즐거운 일 중 하나일 것이다.
[기타 사항其他事項]
계명성은 처음 하늘이 생겨나고 하늘에 새벽이 깃드는 날을 기억한다. 그 때가 하늘의, 그리고 새벽의 시초인 지는 모르겠지만 계명성의 첫 기억은 푸른 하늘에 은은히 깃드는 새벽의 색깔이었다. 그 날부터 계명성은 새벽의 하늘을 관장했다. 가장 고요하고도 어두운 시간, 완전한 어둠이 아닌 색색깔의 어둠이 융화되는 시간. 그 시간 속에서 계명성은 침묵 그리고 인내에 익숙해졌다.
밝은 태양 떠오르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건 3천년의 시간 속에서 서서히 습득했다. 계명성은 새벽이 좋았다. 세상에 이슬을 내리고, 축축하게 젖은 대지 나뭇잎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조금씩 깨어나는 세상을 하늘에서 바라보는 일은 즐거웠다. 비록 웃지는 않았지만 계명성의 마음은 새벽 속에서 항상 차분하게 행복했다.
세상에 소란을 가져오는 이들을 없애고자 인간과 계약을 맺었던 이유도 바로 그것이었다. 계명성은 조용한 게 좋았다. 시끌벅적한 아침도 좋아했지만 사실 그 직전의 가장 조용한 시간을 즐겼다. 계명성은 새벽의 하늘 그 자체였다. 인간의 몸으로 그들과 함께 지내며 죽일 것들을 죽이러 다니면서도 계명성은 그 사실을 잊지 않았다. 인간들을 더없이 사랑해서 그 땅이 소요에 파묻히는 게 언짢았다. 그들에게 존댓말을 하는 것, 찰나를 살다가 가는 그들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행동이었다. 계명성이 인간을 사랑한다는 건 말이 아니라 사소한 행동들에서 은연 중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 Like ]
1-1. 정적
1-2. 찻잎의 향
1-3. 비오는 날
1-4. 갓 태어난 모든 것들
[ Dislike ]
2-1. 피
2-2. 오래 우려 쓴 맛이 나는 차
[시작할 때의 인연因緣]
◆ 무열
무열이 정향관에 들어왔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 무열이의 가장 부끄러운 기억을 목격한 유일한 목격자이며 그 뒤로 친분을 이어오다가 이번에 무열이 페어와 헤어지고 함께 연을 맺게 되었다. 페어가 바뀌는 데에 크게 연연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무열이 페어로 결정되었을 때 베일에 가려진 얼굴 너머로 옅게 웃기도 했다. 아마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서일테지만 이사실은 무열에게 비밀로 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에게 새벽의 아름다움, 그리고 그 고즈넉함을 알려주고 싶지만 말주변이 없어서 늘 눈으로만 말한다.
◆ 백야
백야가 입사한 이래로 그의 능력에 지대한 관심이 있었다. 호기심 반 흥미 반. 뚜렷하게 흥미를 품었으나 섣불리 다가가지 못한 건 궁금한 그의 능력 때문이었다. 능력을 억누를 수 있게 되었을 때 비로소 다가가 묻는다. 말해보시겠어요?
◆ 마설매
아지트에서 비정기적으로 차를 마시는 사이이다. 정향관의 분위기가 소란스러워질 때쯤 자리를 피했는데 우연히 좋아하는 자리가 겹쳐 그 곳에서 만났고 그 뒤로 누구 먼저 약속할 필요도 없이 거기서 만남을 지속한다.
◆ 폐월
폐월과는 정향관에 들어오기 전부터 알던 사이이다. 폐월이 인간을 사랑하는 걸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그에게 정향관을 추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폐월이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할 것들로 지쳐 있을 때 상담을 들어주기도 한다. 해주는 말은 크게 없고 그저 듣기만 할 뿐이지만.
◆ 화중왕
정향관에 들어오기 전부터 친하게 지내던 사이이다. 밤에 피었다가 새벽에 지는 꽃들에 둘러싸여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었다. 10년 전 중지왕이라고 놀림을 받아 펑펑 울던 화중왕을 위로하기도 했다. 정향관에서 재회한 후에는 '꽃님'이라고 예전의 호칭을 그대로 부르고 내심 마음을 많이 주는 듯 하다.
◆ 초령
처음 정향관에 들어와 오들오들 떨던 것을 기억한다. 스치듯 보았지만 잊을 리 없었다. 새벽밤 잠들지 못하던 초령 곁에서 그가 스스로 두려움을 진정시킬 때까지 머무른 후 적당히 식은 차를 건네곤 했다. 찾아오는 초령을 위한 자리를 남겨둔다.
◆ 석경지멸
정향관에 입사하기 직전 죽어가는 산에서 석경지멸과 만났다. 죽어가는 산을 지켜보던 계명성은 이 산이 완전히 죽을 때에 그 끝을 함께 해주겠다고 석경지멸과 약속했고 그 약속은 잊혀지는 수많은 기억 중 잊히지 않는 몇가지 기억 중 하나가 되었다. 첫만남 이후 정향관에서 재회했을 때에도 '작은바위님' 하고 부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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