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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헌정
한국/이야기의 신
서른 초중반(인간들이 이야기를 만들어 냈을 때부터 지금까지)
男|174cm|마른근육
[기록 불가]
빛 ■■■□□
하늘 □□□□□
불 □□□□□
바람 □□□□□
어둠 □□□□□
땅 □□□□□
물 ■■■■■
독 □□□□□
" 그야, 이 편이 내가 즐거우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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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外觀]
늘 웃는 상이라 그렇지, 눈은 금안
[성격性格]
[유순한 : 느긋, 태평]
당황이라는 것을 그에게 제일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 언제나 유유자적 거닐다가 우연히 도움을 주곤 하는 성격. 직접 발로 뛴다거나 열심이라는 인상은 없지만, 맡게 되면 눈 깜짝할 사이에 해결하고 돌아온다. 무언가에 얽매이는 걸 본 적이 없는 듯. 주변인-아니, 신.-이 보기에 '늘 구름같이 떠도는 존재'라고 말하기도 하고, '한량'이라며 틱틱거리곤 한다. -"급하게 할 게 무얼까. 아, 약과 먹을래요?"- 이런 페이스가 가끔은 주변에게 감화되어 그가 존재하는 곳은 온화한 공기가 감돌기도 하는데, 그로 인해 당신의 할 일을 잊지 않으려면 조금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짓궂은 : 농담, 붙임성이 좋은]
정도가 지나친 골탕 먹이는 일은 벌이지 않지만, 언어유희나 놀리는 말을 가끔 즐기는 듯했다. 그것이 누군가와의 관계를 틀어지게 하는 일은 없었고, 그저 대화에 있어 약간의 감미료 같은 느낌. -"늘 딱딱한 이야기만 하면서 살면 일찍 죽을걸. 물론, 나는 죽지 않지만요."- 이런 그의 성정은 분위기를 푸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진지함이 없다는 타박을 듣기도 한다.
[관조적인 : 감정 기복이 크지 않은]
타인에게 화를 낸 걸 본 적이 거의 없다. 부도덕하고 부조리하고, 기쁘고 슬프고. 결국은 어떤 이야기에나 존재해왔던 것들이다. 알아서 불타고 사라지며 언젠가는 다시 발화되는 사건들. 어떠한 이야기는 스스로를 좀먹기도 하고 어떠한 이야기는 몸집을 비대하게 불려 나가기도 한다. 자신이 하는 일은 적당한 시기에 이야기를 소각시키거나 관리하는 것. 인간 세상으로 비유하자면 도서관 사서와도 같은 일이다.
이야기는 감명을 남긴다. 하지만 책을 덮고 바람을 쐬면 금세 다른 세상이 되어버리니, 동떨어진 감정이 될 수밖에 없으리라. 자신에게 '신들이 만드는 이야기'를 관할할 힘이 있진 않지만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지지 않는다. 희로애락. 달고도 쓴맛을 자아내는 건 비단, 인간의 이야기뿐만은 아니더라.
[자애와 무자비 : 당근과 채찍]
인간들의 자아내는 이야기 그 자체인 그는 성격도 그와 비슷했다. 자애로웠지만 때로는 무자비했다. 그러나 그 끝은 언제나 교훈을 주는 옛이야기처럼, 늦지 않게 상처를 감아주더라. 조련은 아니지만 당신을 아끼는 만큼 무자비를 보여주기도 한다. '사랑의 매'라는 단어가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기타 사항其他事項]
[호감형]
인간계에 놀러 가면 어쩐지 이쁨을 받아서 이것저것 얻어먹고 온다. 붙임성이 손주 같다나... 엄밀히 짚고 넘어가면, 그쪽이 손주 같지만. 여튼,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호감을 산다. 그로 인해서 주변에 털 뭉치들을 줄줄이 달고 다니는 일도 일상다반사. 특히 어깨에 있는 족제비는 떨어질 생각이 없는 것 같다.-주변에 있는 동물들은 다른 신과는 관계가 없는 듯하다. 애당초 정말로 동물 같으니-
[반존대]
시대에 대충 맞을 법한 어투를 사용한다. 과거에는 사극에서나 볼 법한 말투를 썼을 것이다. 말투가 바뀐 건 개화기 즈음인 것 같다. 오래 본 사이라면 옛 말투가 그리울 수도 있겠다. -과인이 늙은이처럼 어하면 부담스럽지 않소? 그러니까 그냥 물 흐르듯 변하는 게 이치에 맞겠네요.-
[자주 틀리는 시간관념]
좋지 못한 습관인 건 알고 있으나. 간혹 약속 시각에 늦고는 한다. 게을러서라기보다는 시간을 간혹 착각하는 모양이다.
[하급 요원]
대략 가늠해봐도 오랜 기간 신으로 살아 신력이 높은 축일 것이 분명함에도, 나서서 일을 받지 않고 다소 늦은 행동력 탓에 여지껏 승급을 하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본인이 승급을 그다지 원치 않는 모양. 딱히 지위나 명예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저 정향관이 가져오는 이야깃거리가 좋아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해도 자신이 맡은 바를 하지 않는 것 또한 아니지만.
[부채]
부채가 없으면 신력을 못 쓴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어쩐지 낡은 종이부채를 늘 들고 다닌다. 펼쳐보면 노란색 꽃이 그려진 민화. 관찰력이 좋다면 알아채겠으나 간혹 그림이 추가된다.
[목소리]
( *https://youtu.be/fplX-ZLGP0Q )
미성의 목소리이나, 그렇다 하여 연약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외유내강. 유한 그 목소리에 강인한 심지가 담겨있는 듯하다.
[본체]
그의 본체는 존재함과 동시에 존재하지 않았다. 허공에 떠도는 곡조에 섞이기도 하고, 흐르는 물 위에 떠 있기도 했으며 죽은 자의 주변에 고여있기도 했다. 이렇다 정해진 형상은 없지만 분명하게 존재했다. 신이 아닌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 그런 목소리나 문자만 떠도는 빈 공간을 '이야기' 그리고 '시간의 헌정'이라고 부르더라.
[하는 일]
인간들이 자아내는 이야기의 소멸과 수정을 관할한다. 소문, 설화, 역사, 신화, 소설. 이야기의 탄생은 오롯이 인간의 몫이나, 그것이 전승될지 아닐지는 그의 손에 달렸다. 어떠한 이야기는 왜곡되어서 전해지기도하니 오랜시간 공을 들여 올바른 이야기로 고쳐나간다. 마치 천천히 번져가는 안개처럼, 자연스럽게 소멸하고 자연스럽게 바뀌도록. 어쩌면, 그가 느긋한 성정을 띄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이야기의 특성 때문일지 모르겠다. 그가 존재하는 이상, 느리더라도 언젠가 진실은 드러나고 왜곡된 사실은 바로 잡힌다. 그것이 순리이고 이치.
[시작할 때의 인연因緣]
◆ 은둔자
◆ 화중왕
“좋은 이야기에는 좋은 사람이 따르는 법이죠. 당신처럼?”
인세에 봄처녀의 민화가 흐를 때 처음 만난 사이. 때로는 화중왕의 이야기를 때로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때 수줍게 건네준 노란 꽃의 노래를 자신의 부채에 그려 넣었다지. 최근 모습이 조금 달라졌지만, 변함 없는 나의 오랜 벗.
◆ 백야
“당신이 여기 왔다는데 슬슬 가볼까 하고. 내가 반가운 얼굴이었으면 하네요.”
인연은 인세에서 시작되었다. 유유자적 들어간 가게에 퇴마 기질을 띄고 있는 인간을 만날 거라고는 별로 예상하지 못한 범주였지만 그런 우연도 즐거웠다. 연이 닿았으니 지켜보고자 하는 마음에 자신을 인간이라 칭하고 눈여겨보고 있었으나, 사내가 정향관에 입사했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 전까지는 이 장소에 대해 큰 여념을 둔 적이 없었지만 당신 소식에 이제는 슬슬 갈까 하여. 그렇다고 해도 행동이 느긋해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 정도면 시간의 헌정에게는 빨리 행동한 편이었다. 자그마한 애정과 관심 혹은 걱정. 한동안은 사내의 목소리로 인해 필담하였으나, 이제는 담화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 일곱 번째의 선륜차
“하하. 그 버릇은 어디 안 가네요. 그게 아니라면 당신 같지 않달까?”
모종의 이유로 어떤 이야기에 관해 물으러 자신에게 종종 찾아오곤 했다. 아주 오랜 기간 생을 따로 한 벗이라는 느낌. 과거와 달라진 현재의 외관이 판이하여 가끔 적응이 안 되는 모양. 그렇다 해도 자신의 옆구리를 꾹 찌른 습관 때문에 잊을 일도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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